Q.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국간호사: 미국 생활에서 영어는 전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영어를 못하면 병원에서 일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집를 렌트 하거나 유틸리티 관련 처리, 아이가 있다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아이들의 선생님과 의사소통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생활에선 영어가 100%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하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이유도 대부분이 영어와 관련된 문제들인데, 예를 들어서 동료들과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말을 못 알아 들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포기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막상 미국에 와서 적응을 하고 일을 하면서는 영어를 배우기가 쉽지 않은데, 항상 토마스앤앰코 이상윤 대표님이 하셨던 말씀이었던 “출국 전에 최대한 영어 공부를 하고 미국에 가야 한다”라는 말씀이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병원에서 쓰는 의학용어(영어)와 일상 영어 중 무엇이 더 쉬우셨나요?
미국간호사: 제 생각에는 의학용어(영어)가 한국에서 쓰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저는 일상 영어 회화를 공부해 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들하고 대화를 해야 하고, 동료들과도 일상적인 대화를 훨씬 많이 하고 일하는 중간중간 농담을 하는데 잘 못 알아듣고, 알아 들어도 문화의 차이로 인해서 대처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는 병원에서의 업무는 와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으나 환자나 동료들과의 일상 대화를 위한 영어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미국 병원과의 영어 인터뷰 팁에 대해서 궁금해요.
미국간호사: 병원과의 인터뷰에서 합격을 해야 일을 할 수 있으니 인터뷰는 정말 중요하고 저도 인터뷰 당시 굉장히 떨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제 기억엔 그렇게 많은 질문을 받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기소개를 처음 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던 매니저가 혈액투석 쪽을 관리하시던 분이어서 투석 환자 간호사 가능한지 질문을 받았었고, 오히려 제가 인터뷰에서 역으로 질문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질문을 좀 많이 준비했어요. 예를 들면 환자 대 간호사의 비율이나 병동의 유닛에 베드가 몇 개나 있는지, IV 팀이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토마스앤앰코에서 사전에 인터뷰 예상 질문을 안내받았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크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Q4.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영어 때문에 생겼던 일화가 있으신가요?
미국간호사: 병원에서 영어 때문에 생긴 일화는 굉장히 많은데요, 처음에는 심한 인종차별 발언까지는 아닌데 인종차별적인 이야기를 들었어요. 환자가 계속 말을 못 알아듣겠다고.. 제가 생각하기엔 알아듣는 것 같은데 일부로 말을 못 알아듣겠다고 하고 간호사를 바꿔달라고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인계를 할 때 동료 간호사가 제 발음을 못 알아 들어서 저도 뭔가 찜찜하고 기분이 안 좋은 상황이었죠.
한국에서 영어를 몇 살 때부터 배웠냐는 질문도 되게 많이 받았고, 환자들이 말하는 단어 중에 못 알아 들어서 생긴 일화도 있었는데요. 젊은 환자였는데 OJ를 가져다줄 수 있겠냐고 하는 거예요. OJ가 뭐지? 하고 물어봤는데 OJ가 오렌지주스였던 거였어요.
Q. 상대방의 말을 못 알들었을 때 다시 물어보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미국간호사: 사람마다 다르지만 한두 번 얘기하다가 더 이상 얘기 안 하려고 하는 분도 있었고, 친절한 분들은 쉬운 말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같은 미국 Native 여도 이건 사람마다 언어 능력의 차이인 것 같아요. 우리도 한국말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듯이요. 그리고 생각보단 내가 못 알아 들었을 때 그걸 쉬운 말로 풀어서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또 말을 못 알아 들어서 다시 이야기해달라고 하면 그냥 그 말을 계속 무한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결국은 제가 알아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출국 전에 이상윤 대표님께서 못 알아들으면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넘겨짚지 말고 반드시 모르면 물어보라고 강조를 하셨었는데 미국 와서 그 부분을 굉장히 깨달았고, 한국인의 특성상 두 번 세 번 물어보지 못하고.. 저 또한 그랬거든요. 근데 그러면 결국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그걸 한두 번 겪어보면 ‘아 이러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곳엔 인도 간호사들도 굉장히 많은데, 인도인들의 발음을 알아듣는 것 또한 우리가 적응을 해야 하는 거잖아요. 처음에는 인도 간호사들에게 전화하는 게 죽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두 번 세 번 묻고도 이해가 안 되면 차라리 Charge 간호사를 바꿔서라도 이야기해서 끝마치는 게 맞고요. 그리고 인도 간호사들의 발음은 Native들도 못 알아 들어서 여러 번 묻더라고요.
Q. 미국 입국 후 어느 시기가 지나서 귀와 입이 트이셨나요?
A. 지금도 완전히 트였다고 하기에는 좀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에는 리스팅이 많이 약했었어요. 아이엘츠 점수도 항상 리스닝 부분이 낮았고요. 스피킹은 크게 걱정을 안 했는데 실생활과 병원에서 다 드러나는 거예요. 그래도 말하는 건 연습하고, 외웠던 문장에 끼워 맞추고 하면 되는데 듣는 게 안돼서 많이 고생했어요. 한 6개월 정도가 지나고 일이 익숙해진 후에 했던 같은 말을 반복하고 시행착오를 많이 겪다 보니 귀가 조금 트여졌고요. 단계가 있는 것 같은데 1년이 지나니 조금 더 많이 편안해졌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병원에 출근하려고 하면 영어를 기본 13시간, 14시간씩은 써야 하니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요, 1년이 지나니까 영어 때문에 오는 출근 스트레스는 없더라고요.
Q. 자녀들은 영어 공부를 어떻게 시키셨나요? 현재 적응은 잘 하고 있나요?
A. 자녀의 영어 문제는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고요, 저도 아이들이 있는데 큰아이 같은 경우에는 1학년으로 바로 학교에 입학을 했어요. 그래서 딱 가르쳤던 영어 문장이 ‘May I go to the bathroom?’ 이거 하나만 가르쳐주고 학교에 가라고 했거든요. 근데 아마 되게 힘들었을 거예요. 방금도 요새 아이들이 집에만 있으니까 한글 자막이 없는 영어로 된 DVD를 틀어주고 얼마나 이해했는지 질문을 했는데, ‘한 90% 이상?’이라고 답하더라고요. 여기 온 지 2년이 안됐는데도 아이들은 영어가 한국말처럼 자연스럽게 들리고, 지금은 병원에 가거나 동네 주민들하고 인사를 할 때도 저는 못 알아들어서 Sorry? 하고 물어보는데 이 아이는 다 알아들어요. 그리고 아이 발음을 미국인들이 다 알아듣고요. 병원에 가면 저는 이야기를 거의 안 하고 아이가 의사 선생님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하거든요.
큰 아이 같은 경우엔 한글을 다 떼고 미국에 온 상황이었고, 둘째 아이 같은 경우에는 두 살 정도에 미국에 왔는데 둘째가 학교 들어갈 때 조금 더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한글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상태에서 들어와서 적응이 힘들었고, ‘엄마 지금부터는 영어 써야 하는 거야? 한국말 하면 못 알아들어?’라고 묻는 경우가 많았는데, 1년 정도가 지나니까 첫째 아이하고는 다르게 영어를 받아들이더라고요. 네이티브처럼 영어를 배우는 것 같아요. 느는 향상 속도나 발음의 수준이 훨씬 높고 빠르고요. 결국 본인(간호사)만 잘하면 아이들의 영어 문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끔 힘들고 우울할 때 아이들한테 ‘한국 다시 가서 살까?’라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아니? 나는 여기가 좋은데?’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아이들이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답니다.
아이들 맡기고 하는 부분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좀 있지만 한인 커뮤니티가 발달된 곳이라면 한인분들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니면 한국처럼 agency 같은 곳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처럼 저렴하진 않고 가격대는 있지만 그런 업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Q. 미국 간호사를 준비 중이신 한국 간호사분들께 영어와 관련하여 조언을 드리자면요?
A. 미국 병원의 동료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것 중에 하나가 한국인 특유의 발음과 억양이거든요. 이런 것 때문에 상대방도 못 알아듣고 나도 의사 전달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아직까지 있어서 되게 힘든데, 영어 점수를 얻고 회화 공부를 하다 보면 발음에 대한 부분은 간과하기 싶거든요. 그래서 발음 교정을 하거나 네이티브스럽게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역마다 사투리도 있고 하기 때문에 그 지역에 맞는 발음을 미국에 오기 전에 충분히 들어 놓고, 귀에 익숙해지도록 연습을 많이 하시는 게 좋아요. 또 많이 느끼는 게 Phrasal Verbs라고 영어공부할 때 배웠던 건데, 여기는 Phrasal Verbs를 쓰지 단어를 잘 안 쓰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내가 IV 뺐어’라고 이야기할 때 I removed the IV. 라고 말하지 않고 I took up the IV. 라고 말합니다. 또 Heart monitor라고 심장을 모니터 하는 기계가 있는데 그걸 install 했다고 이야기 안 하고 hook up이라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Phrasal Verbs를 많이 사용합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암기로 영어를 많이 공부하다 보니까 시간이 되신다면 이런 쪽의 영어 공부를 하고 오시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